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배우 청룽(成龍·사진)이 아들이 마약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청룽은 지난 23일 새 영화 ‘천장웅사(天將雄師)’ 홍보를 위해 머무르고 있는 베이징에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외아들 팡쭈밍(房祖名·32)은 지난 8월 베이징에서 마약 흡입 혐의로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돼 있고, 지난 22일 정식 기소된 상태다.
청룽은 “사건 발생 후 처음에는 무척 놀랐고 그 다음은 수치스러움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아들 체포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아들에 대해 “때려죽이고 싶다”는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팡쭈밍의 엄마는 지난 4개월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면서 “스스로를 징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유명세를 이용해 팡쭈밍이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가정에도 규칙이 있어 항상 지켜야 한다”면서 “이번 일로 관시(關係·인맥)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처벌은 잘못한 일에 대해 응당 받아야 할 죗값”이라고 강조했다. 친구들은 법에 따라 보석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또 청룽은 아들 변호인에게 형기를 단축하기 위해 어떠한 시도도 하지 말도록 신신당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청룽은 2009년부터 중국 정부의 마약 퇴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이 사고를 치면서 온갖 비난도 들었다. 청룽은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양심의 가책도 많이 느꼈다”면서 “홍보대사직을 그만두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마약 판매 집단에게 굴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나나 우리 가정도 마약 문제에 있어서는 피해자”라며 “평생 홍보대사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청룽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있다. 그는 “아들이 죗값을 치르고 출소하는 날 역시 마약 퇴치 홍보대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젊은 사람들한테 마약을 멀리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청룽, 마약흡입 외아들에 첫 심경 토로 “현재의 처벌은 응당 받아야 할 죗값”
입력 2014-12-26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