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제품’의 재발견

입력 2014-12-26 02:10

건강을 챙기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효도제품으로 인기를 끌던 ‘실버 가전’들의 주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단조로운 디자인의 실버 가전 업체들은 최근 트렌디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하며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직장인 김모(30·여)씨는 한 달에 2∼3번 마사지 숍을 다닌다. 회사에서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탓에 늘 몸이 피로하고 근육이 뭉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김씨는 최근 안마의자를 계약했다. 한 달에 5만원 정도의 렌털 비용을 내면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어 마사지 숍을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지만 온전히 자신을 위한 투자로 안마의자를 선택했다.

‘효도 상품’으로 불리던 안마의자를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데는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가격 부담이 줄었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외에 젊은 고객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의 제품군이 출시되면서 저렴한 모델의 경우 렌털비가 월 4만∼5만원으로 내려간다. 실제로 2년 전만 해도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의 주 고객층은 40대, 50대였지만 올해 30대, 40대로 내려갔다. 특히 30대 고객 비율은 2012년 22%에서 올해 35%로 늘어났다.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이 업체는 검은색 안마의자에서 벗어나 스포츠카를 모티브로 화이트와 와인 컬러를 더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홍삼 원액을 만드는 용도로 중년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던 ‘중탕기’도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요거트 두유 등 젊은 세대를 위한 홈메이드 웰빙 간식을 만들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 밖에도 ‘디톡스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건강 주스를 만드는 원액기 등도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실버 가전들의 디자인이 점차 발전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찾는 경우도 있다. 음파를 이용해 공기방울을 만들어 치태를 제거해주는 ‘음파칫솔’은 약해진 치아로 고생하는 부모를 위한 대표적 효도 선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면대 한쪽을 차지하는 전동 칫솔이 욕실 소품 인테리어로 활용되기도 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디자인이 세련된 욕실 가전을 찾고 있다. 필립스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음파칫솔을 핑크 블랙 화이트 등의 색상으로 출시하고 유명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ANDY&DEBB)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