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희호 여사에 친서 “민족 통일 위해 노력할 것”

입력 2014-12-25 03:25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92) 여사에게 보낸 친서(사진)를 통해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제1비서가 문서 형식으로 남측에 친서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김 제1비서의 친서는 24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북한을 방문한 김대중평화센터 측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지난 18일 작성된 친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께서는 생전에 여사께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민족과 통일을 위한 길에 모든 것을 다 바쳐온 데 대해 자주 회고하셨다”고 적혀 있다. 이어 “우리는 선대 수뇌부의 통일 의지와 필생의 위업을 받들어 민족의 통일 숙원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친서의 ‘내용과 형식’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내용 중에 중의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없는 것 같다”며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구절은 결국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김 제1비서는 친서에서 “3년 전 국상 때 아들, 며느리들을 데리고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영전에 조의를 표시한 데 이어 삼년상에 화한과 조의문을 보내온 것은 김 위원장에 대한 고결한 의리의 표시”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다음해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하여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한다”며 “추운 겨울 날씨에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란다”고 끝맺었다.

김 제1비서가 친서에서 언급한 ‘좋은 계절’도 이 여사가 방북을 재추진 중인 내년 5∼6월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제1비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도 별도의 친서를 보냈다. 역시 김 위원장 사망 3주기에 조의를 표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한 뒤 “현 회장 선생의 사업에서 언제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