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떨려요, 놀라워요, 슬퍼요, 화나요, 샘나요….
아이들이 매일매일 생활하며 느끼는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감정들이다. 유치원을 다녀온 아이들에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본다면 아마도 이 가운데 하나의 감정을 겪어봤을 수 있겠다. 이 책을 펼쳐놓고 그 하루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그림책은 단순명료하게 구성돼 있다. 펼치면 한 면에는 노란색 궁금한 물고기, 하늘색 떨리는 물고기, 파란색 슬픈 물고기, 빨간색 화난 물고기, 보라색 심술이 난 물고기 등 물고기 한 마리가 그려져 있고 다른 한 면에는 물고기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낱말이 적혀 있을 뿐이다.
단순함은 오히려 물고기의 세부 표현에 눈이 더 가게 하는 힘이 있다. 낙서처럼 크레파스로 막 그린 듯하지만 물고기의 눈과 아가미, 비늘, 지느러미의 표현 등은 선묘로 아주 특징적이어서 그 감정을 온몸으로 말한다. 글씨체 또한 시각적으로 감정을 전한다. 감정이 풍부한 알록달록 물고기가 바다 속을 헤엄치고 있는 것 같다.
네덜란드의 인기 그림책 작가 미스 반 하우트의 드로잉은 따뜻하면서 생동감이 넘친다. 아줌마 작가인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형제들이 함께 재미있게 들으면서도 자신은 뭔가를 그렸고, 어느 순간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왜 물고기냐는 물음에는 “얼굴과 꼬리가 있어 표정을 담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통해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게 하는 것도 좋은 그림 훈련이 되겠다. 모성애를 얘기하는 ‘행복한 엄마 새’, 사람 사이 관계를 보여주는 ‘행복한 꼬마 괴물’도 동시 출간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예쁜 책-행복한 물고기] 기쁨·슬픔… 물고기 그림이 얘기해요
입력 2014-12-26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