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다. 유독 인수·합병(M&A)과 연이 닿지 않았던 KB는 우여곡절 끝에 LIG손보를 품에 안으면서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 회의에서 KB금융이 LIG손보 주식 1168만2580주(지분율 19.47%)를 취득해 자회사에 편입하도록 승인했다. LIG손보가 82.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LIG투자증권은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 8월 승인신청 접수 이후 4개월 만의 결실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부터 M&A 잔혹사가 시작된다. 당시 KB는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해놓고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비은행 강화를 위해 ING생명과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LIG손보 인수는 ‘KB사태’ 가운데 성공해 금융권을 놀라게 했으나 당국이 지배구조 불안을 이유로 승인을 미루면서 자회사 편입이 늦어졌다. 결국 KB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가 모두 사의를 표하고, KB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뒤에야 승인이 났다. 다만 당국은 KB가 내년 3월까지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충실히 이해하도록 명령했다.
LIG손보 인수로 KB지주의 연결총자산은 301조7000억원(9월 말 기준)에서 325조3000억원으로 늘어 금융지주 가운데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신탁 및 관리자산을 포함할 경우 400조원에서 423조원으로 늘면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가 된다. 은행에 편중됐던 지주 사업구조 역시 다각화될 전망이다. 인수 이후 은행자산 비중은 86.7%에서 80.4%로 줄어든다. 과거 신한금융도 굿모닝증권과 LG카드를 인수하며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탄탄한 수익기반을 마련했다.
KB금융 관계자는 “LIG손보 계열사 편입으로 KB금융의 플랫폼 활용 및 우월한 브랜드 가치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특히 LIG손보, KB캐피탈 간 자동차 복합상품을 개발하고, KB생명과 LIG손보 간 교차판매 등 채널 다양화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IG 승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KB노동조합(제3노조)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LIG손보 인수를 승인하려 한다며 신제윤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 15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KB지주가 통상 장부가 80% 수준으로 입찰하는 관행을 깨고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3925억원 이상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LIG손보 품은 KB금융… M&A 잔혹사 끝내다
입력 2014-12-25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