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러시아 신용등급 강등 시사

입력 2014-12-25 02:21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주요 국영 수출기업들에 보유 외화를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고 향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루블화 환율은 이날 한때 달러당 52.88루블로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S&P는 “러시아의 통화 유연성과 최근 경기악화가 금융시스템에 미친 충격에 대한 평가를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BBB-’인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90일 안에 내려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러시아는 자본 통제에 나섰다. 정부는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 로스네프트, 자루베즈네프트 등 3곳과 알로사, 크리스털 등 다이아몬드 업체 2곳에 다음 달 초까지 외화 보유량을 지난 10월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FT는 “이들 기업이 3월까지 하루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씩 외화를 팔아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은 지난주부터 주요 국영은행에도 감독관을 보내 외환거래를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