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다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북된 뒤 2001년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故) 김동식 목사의 사망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3일(현지시간) “김 목사가 고문을 당하고 사망에 이른데 대해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북한의 책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데이비드 테이틀 판사는 판결문에서 “북한의 납치를 뒷받침하는 증거와 북한이 지속적으로 김 목사와 같은 죄수들을 고문하고 사망케 한 점, 북한이 테러와 위협으로 증인들이 법정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김 목사를 고문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리적 귀결에 이른다”고 밝혔다.
테이틀 판사는 김 목사가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와 망명자들을 위한 인도주의적인 활동과 종교 봉사에 10년간 매진했다며 “북한이 김 목사를 겨냥한 것은 그의 인도주의적 활동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에 대한 선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북한이 김 목사를 고문하거나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다면 지방법원에 이를 설명하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 사망 사실이 2007년 전해진 이후 종교·시민단체들은 북한의 책임 추궁과 유해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김동식 목사 사망, 北이 책임져야”
입력 2014-12-25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