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7·넥센)가 한 달간 독점 협상권을 얻은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영입될 경우 어떤 위치에서 뛰게 될까. 미국 현지에선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와 3루수, 전 내야를 소화할 것이라는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FOX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파이어리츠는 강정호와 사인하고 나면 뭘 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강정호가 3루수로 변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칼럼은 강정호의 유격수 능력에 의문을 제시했다. 하체가 무거워 수비 범위가 좁을 뿐 아니라 인조잔디에 익숙하고 팔 힘을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피츠버그의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와 2루수 닐 워커가 저렴한 연봉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저비용 고효율’ 선수들이기 때문에 강정호가 들어설 곳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강정호는 조시 해리슨이 버티고 있는 3루에서 플래툰 시스템을 통해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루는 강정호도 바라는 포지션이다. 강정호는 “일단 유격수로 시작하고 싶지만 팀 사정상 옮겨야 된다고 한다면 2루보다는 3루가 더 편하다”고 밝혔다.
일정한 포지션이 없이 전 내야를 소화하는 ‘유틸리티 맨’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에도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 구체적으로 올 시즌 탬파베이에서 피츠버그로 옮긴 션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페드로 플로리몬 등과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한다. 로드리게스는 통산 타율이 0.225에 불과해 타력 면에선 강정호가 앞선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다는 게 강점이다. 플로리몬은 유격수 백업 자원이다.
그래도 현지 언론은 강정호의 타력에 대해선 상당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장타력을 무기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도 있다. CBS스포츠는 “장타력과 (타점·홈런) 생산성이 있는 타자”라고 소개했다. 강정호도 타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는 빅리그 첫 해 목표를 타율 0.260∼0.270에 홈런 15개로 잡았다.
모규엽 기자
유격수 강정호, 3루수 변신?
입력 2014-12-25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