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숨어 있는 여성 흡연자가 있나.’
연세대 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춘배 교수팀은 최근 이 같은 제목의 논문을 여성건강 전문 국제학술지(BMC Women’s Health)에 실었다. 여성들이 설문 또는 면접조사에서 밝힌 흡연 여부와 체내 니코틴 성분검사 기록을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났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응답자 가운데 소변 내 코티닌 성분 측정기록이 있는 1만4086명을 골라 흡연에 관한 답변과 비교했다.
그랬더니 여성이 스스로 응답한 흡연율은 7.1%인 반면 코티닌이 일정 기준 이상 검출된 비율은 18.2%로 2.6배 차이가 났다. 코티닌은 니코틴의 체내 대사물질이다.
특히 젊은층에서 격차가 컸다. 20∼29세의 경우 스스로 밝힌 흡연율이 11.4%였으나 코티닌 검출 비율은 24.9%였다. 30∼39세 역시 각각의 비율이 8.4%와 21.8%였다.
반면 남성은 스스로 보고한 흡연율이 47.8%, 코티닌 성분 검출 비율이 55.1%로 차이가 덜했다. 남성은 오히려 70대 이상에서 둘의 차이가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흡연율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 하지만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실제 흡연율은 더 높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연구팀은 24일 “가족이나 이웃에게 자신의 흡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설문조사에서 흡연율이 낮게 측정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간접흡연으로 자신도 모르게 코티닌 성분이 체내 쌓였을 가능성도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왜 이런 결과 나타나나
입력 2014-12-25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