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발생률은 낮아지고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암 발생률이 떨어진 건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암 환자의 최근 5년 생존율은 68.1%에 이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12년 암 발생률, 암 생존율 및 암 유병률 현황’을 23일 발표했다.
◇10년 만에 암 환자 발생률 꺾여=우리 국민이 평균수명(81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3%다. 남성은 5명 중 2명(37.5%), 여성은 3명 중 1명(34.9%)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암 환자 수는 연평균 3.5%씩 증가했다. 2012년 새로 발견된 암 환자는 22만4177명(남 11만2385명·여 11만1792명)으로 전년도(22만287명)보다 1.8%, 2002년(11만7089명)보다 91.5% 늘었다.
하지만 인구 10만명당 암 환자 수를 따지는 발생률은 10년 만에 꺾였다. 인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암 환자 수는 늘고 있지만 적극적 건강검진, 금연 등 예방사업이 효과를 보면서 발생률은 떨어진 것이다. 2012년 발생률은 319.5명으로 전년 대비 3.6명 줄었다. 그동안 발생률은 1999년 인구 10만명당 219.9명에서 2000년 214.1명으로 감소한 이후 줄곧 증가세였다.
암 환자의 33.8%는 감염, 흡연, 과체중, 음주 때문에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66.2%는 미지의 원인 때문에 암이 생겼다. 특정 요인 때문에 암이 발생했다고 간주되는 ‘기여위험도’를 보면 위암은 헬리코박터 감염이 76.2%, 흡연은 19.2%로 나왔다. 폐암(흡연 기여위험도 46.5%)과 방광암(35.4%)은 흡연 외의 위험 요인을 못 찾고 있다.
◇‘암에 걸리면 사망’ 공식 깨져=최근 5년간(2008∼2012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8.1%로 1996∼2000년 44.0%보다 크게 늘었다. ‘암에 걸리면 사망’이라는 공식은 이렇게 깨지고 있다. 1999년 이후 암 치료를 받은 뒤 생존해 있거나 아직 치료 중인 암 경험자는 전체 인구의 2.5%(123만4879명)에 이른다.
암의 종류에 따라 생존율도 달라진다. 갑상샘암(100.1%) 전립선암(92.3%) 유방암(91.3%) 대장암(74.8%) 위암(71.5%)은 특히 생존율이 높았다(갑상샘암 생존율이 100% 이상인 건 잠재적 위험집단까지 통계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간암(30.1%) 폐암(21.9%) 췌장암(8.8%)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암 환자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은 의료기술 향상과 암 검진 보편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에 일찍 암을 발견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7.9%나 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민의 67.2%는 5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이재용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과거에는 암이 2∼3기까지 진행된 뒤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1∼2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공포의 암’ 희소식… 발생률 2000년 이후 첫 감소
입력 2014-12-24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