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 民이여 官을 따르라?

입력 2014-12-24 02:24
‘민(民)이여! 관(官)을 따르라.’

최경환 경제팀이 임금·배당 정책을 쓰면서 공공기관을 먼저 제압한 뒤 민간기업이 이를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관주도 냄새가 나 께름칙하기도 하지만 워낙 실세 부총리가 밀어붙이고 있어 일단 통하기는 통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23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한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내년 공공기관 임금을 3.8% 올리기로 했다. 다만 인상률은 기관별로 임금이 높고 낮음에 따라 차등 적용키로 했다. 예를 들어 기관의 임금이 산업별 평균의 110% 이상이고 공공기관 평균의 120% 이상일 경우에는 평균 인상률보다 1.0% 포인트 낮은 2.8% 인상률을 적용하는 식이다.

한국거래소의 평균 연봉은 1억1100만원에 이르지만 코레일네트웍스는 2519만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임금체계 등을 개편해 이를 민간기업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런 방침은 임금피크제를 비롯해 기업 배당까지 공기업을 모범사례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2020년까지 공기업 배당 성향을 40%까지 늘리기로 하자 일반 기업체들까지 배당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인력을 별도 정원으로 인정해 공공기관이 신규 인력 채용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선(先)취업 후(後)진학 확산을 위해 조기취업자 채용을 확대한다. 기존 계획대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5197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금 양극화나 저조한 임금피크제 시행률 등의 문제가 공공기관부터 개선된 뒤 이런 변화가 민간 영역까지 확산되길 바라는 정책 의지가 이번 지침에 담겼다”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