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결 협약·소통하는 마을축제·활발한 동아리 활동… 아파트 주민끼리 싸울 일 없어요

입력 2014-12-24 03:12
서울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낯선 곳이다. 특히 개별 주거공간이 독립적이고 폐쇄적인 아파트단지는 교류가 거의 없어 이웃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는 곳도 많다. 이런 서울에서 이웃 간 소통과 교류를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생활불편들을 스스로 해결해 가는 아파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2014년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사업 우수사례 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에는 올해 시의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에 지원한 176개 아파트 단지 중 선정된 8곳이 참가했다.

성동구 금호대우아파트는 층간소음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등 주민 간 소통을 통해 행복한 아파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아파트는 2011년 옥상 텃밭 만들기를 통해 이웃 간에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하모니카·기타 교실 등 다양한 취미 교실을 만들어 교류를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친환경비누 만들기 등 환경지킴이 교실과 녹색장터 등을 운영했다. 올해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층간 소음 갈등을 줄이기 위한 행동수칙이 담긴 주민자율협약을 제정, 아파트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하고 홍보엽서도 제작·배포했다.

이 아파트 주민 송현정(42·여)씨는 “아이들에게도 홍보엽서나 포스터 제작 참여를 유도해 층간 소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며 “주민들이 다양한 모임과 함께하는 활동 등을 통해 행복한 아파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송파파크데일리2단지는 지난 9월 단지 내 중앙광장에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도란도란 마을축제’를 열었다. 또 아나바다장터 운영, 엘리베이터 앞에 소통게시판 설치·운영, 한아름 책 놀이터 공유도서관 설치, 문화강좌 운영 등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강서구 화곡푸르지오 아파트는 취미·문화 활동 등을 통해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는 곳이다. 등산, 자전거, 탁구, 색소폰 등 취미생활을 함께 즐기는 동아리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다양한 취미·봉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만 EM효소 밀크로션 만들기, 중국어교실, 도시락봉사 등 32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동육아방 운영을 통해 육아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는 강동구 강일리버파크10단지, 아파트주민학교를 통해 평생교육을 실현해 가고 있는 은평구 은평뉴타운상림마을7단지, 함지박 텃밭을 함께 가꾸며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나누는 강서구 방화장미아파트도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