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벽 전북 전주시 완산구청과 덕진구청은 전주시 백제로와 동부우회도로 등에 200여t의 염화칼슘과 소금, 친환경제설제를 살포했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날 것을 우려해 제설제를 긴급히 뿌린 것이다. 두 구청은 눈이 잦았던 이달에만 1198t의 제설제를 뿌려 보유량의 70% 정도를 썼다. 남원시 국토관리사무소로부터 제설제 100t을 빌렸지만 앞으로 2∼3일만 더 눈이 내리면 보유량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구청은 “전주시에 재난관리기금 3억 원을 긴급히 요청, 300t을 추가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올 겨울 유난히 잦은 폭설로 인해 지자체마다 제설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내년 1∼2월 사이 상당량의 눈이 더 내릴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 내 선적 지연 등으로 제설제 공급이 늦어질 경우 제설작업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23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서해안지역 지자체들 상당수가 이달 들어서만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제 보유량의 절반 이상을 사용했다.
전북은 최근 20여일 사이에 10차례 가량 눈이 내리면서 염화칼슘 3259t과 소금 7125t을 썼다. 이제 갓 동절기로 접어든 상황이지만 보유량의 41.2%를 소진한 셈이다. 전북에서는 22일 하루에만 415곳에서 제설작업이 진행돼 모두 1332t의 제설제를 썼다. 1회 제설시 110t 정도를 쓰는 익산시는 현재 제설제 보유량이 5일치 밖에 남지 않아 서둘러 700t을 추가 구입키로 했다.
충북 청주시는 이달 들어 제설작업에 4334t의 염화칼슘과 소금을 사용했다. 이는 한해 평균 사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통합시 출범에 따라 옛 청원지역 일부 도로가 제설대상에 포함된 탓도 있지만, 올 겨울 잦은 폭설과 강추위로 제설작업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충남 서산시는 보유중인 염화칼슘 52%와 소금 40%를 이미 사용했다. 54년만의 폭설이 내린 전남 목포시는 보유중인 제설제 1375t 가운데 43%를 사용했다. 광주지역은 광산구가 지난해의 절반인 380t의 염화칼슘만 확보하고 있는 등 5개 자치구 가운데 3곳이 제설제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염화칼슘과 소금은 자동차 부식 등 부작용이 있지만 친환경제설제 가격이 비싼데다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눈 때문에 사용량이 줄지 않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12월 들어 폭설이 자주 내려 제설제 소모량이 예상 밖으로 많았다”며 “재난관리기금 등 예산을 확보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전국종합 ygkim@kmib.co.kr
잦은 폭설로… 지자체들 제설제 확보 ‘비상’
입력 2014-12-24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