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첫 4GB 모바일D램 양산… 스마트폰 ‘64비트 시대’ 열린다

입력 2014-12-24 02:08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6는 본격적인 64비트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이미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완성한 삼성전자가 모바일D램 중 최고 용량인 4기가바이트(GB)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 8기가비트(Gb) LPDDR4 모바일D램’(사진) 양산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8Gb LPDDR4 모바일D램은 최대 4개까지 묶어 4기가바이트(GB) 모바일D램으로 만들 수 있다. 8Gb는 1GB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중으로 4GB 모바일D램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품은 기존보다 속도는 배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소비전력을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다. HD보다 4배 화질이 좋은 초고화질(UHD) 동영상을 재생하거나 2000만 화소 이상의 초고화질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해도 무리가 없는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8Gb LPDDR4 모바일D램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3년 연속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CES 혁신상은 행사가 열리기 전에 미리 선정해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4GB 모바일D램 공급을 시작하면 내년부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 64비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32비트였다. 32비트 OS는 메모리를 4GB 이상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도 2∼3GB 정도의 메모리만 탑재했다.

하지만 64비트 OS는 4GB 이상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프로그램을 구동해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멈추는 현상이 적어진다. 이론적으로는 32비트 OS보다 64비트 OS가 처리속도가 배 이상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롤리팝(5.0) 버전부터 64비트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5s를 출시하는 시점부터 기기와 OS 모두 64비트 체제로 전환했다.

갤럭시S6는 64비트 AP인 엑시노스7420과 4GB의 메모리가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OS는 64비트 롤리팝이 탑재된다. 나라별 통신망 사정에 따라 엑시노스7420 대신 퀄컴의 64비트 AP인 스냅드래곤810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갤럭시 노트4에도 64비트 AP인 엑시노스7410이 탑재됐지만 애초에 32비트 OS로 시작한 제품이라 운영 안정성 차원에서 32비트를 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중으로 노트4도 롤리팝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