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는 밖으로는 영광의 한 해였고 안으로는 파문이 많았다. 6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차세대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아 세계 건축계의 인정을 받았다.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은 6월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한국작가로는 처음 개인전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하종현 등 1세대 단색화 작가의 작품이 해외 유수의 아트페어와 경매 시장에 소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학고재갤러리와 아라리오갤러리가 중국 상하이에 새 전시 공간을 열어 한국작가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분단 문제와 사회 이슈를 찍어온 노순택은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학예사 채용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서울관 개관전이 서울대 출신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져 ‘서울대 미술관’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이 전시되지 못하며 이용우 대표가 사퇴하는 파행이 벌어졌다. ‘하모니즘’ 창시자인 김흥수 화백이 6월 별세했다.
박물관계에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이 한글날인 10월 9일 개관해 주목을 받았다. 덕수궁 석조전도 5년간의 복원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재개관했다.
문화재계에서는 굵직한 발굴 소식이 이어졌다. 나주 정촌 고분에서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백제시대 금동신발이 나왔고,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는 조선시대 고선박이 최초로 발견됐다. 미국으로 반출된 해외 문화재 환수가 활기를 띠어 ‘대한제국 국새’가 60여년 만에 돌아왔고, ‘덕종어보’도 내년 3월 반환이 결정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키워드로 본 2014 문화-미술] 베니스 국제건축전서 황금사자상… 학예사 채용비리 등 잇단 파문
입력 2014-12-24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