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마포대로길 지하도와 구(舊) 마포문화원의 낡은 지하 건물은 그동안 노숙인과 가출 청소년들의 아지트였다. 그런데 이 곳이 독립음악인들의 창작 공간, ‘뮤지스탕스(musistance)’로 22일 탈바꿈했다.
뮤지스탕스는 음악(music)과 저항(resistance)의 합성어로 어려운 여건에도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독립음악인들의 본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마포구의 후원을 받아 한국음악발전소가 운영한다. 뮤지스탕스는 독립음악인들이 곡 작업부터 녹음, 공연까지 모두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하 1, 2층 1273㎡ 공간에 총 35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인·밴드작업실, 녹음실, 소규모 공연장을 갖췄다.
시설 못지 않게 비용도 저렴하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음악인들이 돈 때문에 창작 의지를 꺾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설립취지에 따른 것이다. 인디밴드 ‘사람또사람’의 오건훈(33)씨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라며 “(우리의 경우) 이 곳에서 작업하면 평소 녹음비의 10∼20%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뮤지스탕스에서는 기존 작업 비용의 10∼50%만 있으면 된다. 개인작업실은 시간당 5000원씩 지불한 뒤 창작물이 나오면 60%를 돌려받는다. 녹음실도 시간당 5만원씩 받는다. 이용자 1순위는 ‘돈 없고 소속사 없는 음악인’이다.
한국음악발전소 최백호 소장은 “어려운 음악인들을 위해 만든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뮤지스탕스는 27일까지 하림, 이한철, 3호선버터플라이 등이 출연하는 개관 기념 축하공연을 갖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독립음악인 창작 공간 ‘뮤지스탕스’ 개관
입력 2014-12-23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