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둔 한국교회 ‘사랑의 연탄’] 한교연, 연탄 은행에 2만장… 소외이웃 한파 녹인다

입력 2014-12-23 03:48
양병희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왼쪽 두 번째) 등 한교연 임직원과 성도들이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누기’ 전달식을 가진 뒤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연탄을 더 많이 담아야 지게 균형이 잡힐 텐데.”

한국교회연합 양병희 대표회장은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한교연 관계자들이 지게에 연탄 3장을 담아주자 너무 가볍다고 한마디 했다. 하지만 금세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걷게 되자 옆 사람 손을 잡으면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이지만 어느새 양 대표회장의 이마에는 땀이 배이기 시작했다.

한교연은 이날 백사마을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를 갖고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연탄 2만장(약 1000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한교연 임직원 및 서울 영안·축복교회 성도 50여명은 백사마을 저소득층 5가구에 연탄 500장을 배달했다.

남자들은 지게로, 여자들은 손으로 연탄을 가정에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연탄이 쌓여 있는 장소에서 약 50m 아래에 있는 중계본동 전모씨 집 창고에 연탄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내려온 이들은 전씨 집 앞 마을 골목부터 창고까지 약 20m를 일렬로 선 채 연탄을 옮기기 시작했다. 집 앞길은 성인 두 사람이 오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지만 지게와 연탄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양 대표회장이 시무하고 있는 영안교회 성도인 대학생 정성경(25)씨는 “이번 일을 통해 추운 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한교연은 서울 노원구 중계로 서울연탄은행 사무실에서 예배를 드렸다. 한교연 사회위원장인 김정훈(서울 축복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가난한 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주님의 일을 하면 불신자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주님은 작은 자, 소외된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면서 “연탄을 나르면서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한교연이 2만장의 연탄을 후원해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한교연이 준 연탄은 주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금(金)탄”이라며 기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