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자본의 주도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니카라과 운하가 22일(현지시간) 착공에 들어갔다. 500억 달러(54조8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공사로 니카라과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환경 파괴와 불투명한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우려도 교차되고 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니카라과 정부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신웨이텔레콤 계열의 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동상이몽을 꿈꾸며 니카라과 운하 건설에 나섰지만 각자의 의도는 운하 건설을 둘러싼 분쟁 뒤에 가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니카라과 정부가 HKND 측에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양도했음에도 아직까지 타당성 조사 결과나 환경 영향 보고서, 자금조달 계획 및 수익모델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카라과 운하는 동남부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고르다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거쳐 태평양연안의 브리토에 이르는 278㎞ 구간을 잇게 된다. 니카라과 정부는 운하가 건설되면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고 국내총생산(GDP)이 배로 상승하는 경제적 효과를 나타내며 “빈곤을 축소하고 수세대 동안 노다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의문점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토지가 수용될 처지에 놓인 니카라과 주민들은 중국 측 측량에 대한 불신과 함께 “우리는 중국인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인들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카리브해 연안 어민들도 운하 건설로 생업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니카라과 과학원은 지난달 전문가 연구결과 운하 준설로 인한 퇴적물이 남아메리카의 가장 큰 열대 호수인 니카라과 호수에 식수와 생태계 종 다양성, 어업 등에 포괄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중국과 니카라과 정부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지기에 공사는 강행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HKND를 전면에 내세워 이번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미국 영향권의 파나마 운하 대신 원자재 수송을 위한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려는 안보전략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278㎞ 니카라과운하 첫삽… 노다지? 대재앙?
입력 2014-12-23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