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둔 이색 예배] 재소자에게 희망을… 안현수 수지광성교회 목사, 서울구치소 재소자 위로

입력 2014-12-23 03:51
안현수 수지광성교회 목사가 22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한 여성 수용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세례를 베풀고 있다.

‘2014년 서울구치소 여자수용자 성탄예배’가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강당에서 장로회신학대 교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신대 김성일 박소은 교수가 특별찬양을 하자 수용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안현수 수지광성교회 목사는 누가복음 2장 8∼20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에서 “인간 중심의 성탄절이 세상에 만연하고 있다”며 “기독교 신앙을 가진 우리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을 만나길 기대한다. 하나님을 굳게 의지해 귀한 삶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감옥에서 만난 예수님을 간증했다. 정 고문은 “2004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년 6개월을 복역하면서 교도관을 통해 성경을 접하게 됐다”면서 “낙심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가운데 ‘사도 바울을 주시하라’는 소리를 듣고 바울의 저서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하신 말씀은 무한정 용서하라는 말씀”이라며 “용서하면 자유와 행복을 얻게 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용서는 치유의 시작이고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세례를 받은 수용자들은 그동안 지은 죄를 반성하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신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수용자들은 장신대 교직원들이 양말과 칫솔 등을 선물하자 박수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용은희 장신대 행정실장은 “해마다 이 예배를 통해 수용자들과 함께 하면서 내가 더 큰 은혜를 받는다”고 말했다.

의왕=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