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진객’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 사람들에게 쫓겨다니지 않고 먹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순영·사진 오른쪽)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의 논 1만6000여㎡에 겨울을 나는 두루미 먹이터를 개장했다. 윤 이사장이 이름붙인 ‘두루미 곳간’ 부지는 이 지역 농민이자 협회 강원도 부지회장인 권재환(왼쪽)씨가 지난달 기증했다. 비닐하우스에 위장천을 씌워 새들이 최대한 안심하고 먹이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우스에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하면 먹이활동은 물론 한탄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비상하고 하강하는 두루미 무리의 환상적인 ‘에어쇼’를 감상할 수 있다. 새들이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상고대와 어우러져 우아한 자태로 날아가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또 지는 해에 노란빛으로 곱게 물들어 잠자리로 찾아드는 두루미의 황금비행은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윤 이사장은 “한강 하구와 철원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많은 두루미가 일본 이즈미 등으로 월동지를 옮겨갔다”면서 “한탄강에 인접한 조용한 논에 더 많은 두루미가 안심하고 머무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철원=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두루미, 월동지 고민없이 넉넉한 먹이활동 기대”
입력 2014-12-30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