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임감독에게 듣는다] ⑤ 이종운 롯데 감독

입력 2014-12-23 03:07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의 커피숍에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감독은 “올해 부진했던 강민호가 내년에는 부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투수 중에는 최대성이 제몫을 다할 것으로 본다”며 “우선 4강에 드는 것을 내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는 올 가을 큰 홍역을 치렀다. 가을야구에 실패해 감독이 물러났고, 선수 CCTV 사찰 파문으로 사장과 단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장원준마저 팀을 떠났다. 그래도 새 지휘봉을 잡은 이종운(48) 감독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 감독은 “공은 둥글다”며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1992년의 감격과 환희를 팬들과 함께 만끽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 롯데를 맡았는데.

“70여명 후보군들 중에 뽑혔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 책임감도 더 커졌다. 구단이 선택을 잘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려울 때 감독을 맡았는데 오히려 기회다.”

-장원준과 김사율이 떠나 투수력이 상당히 약해졌다.

“선발·계투 부분에서 이탈이 생겼다. 그렇다고 지금 투수가 없다고 푸념할 상황이 아니다. 2군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인복과 강승현, 이상화는 자리만 잡으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기존 투수 중에선 최대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갖고 있는 기량의 70%만 발휘해도 팀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다.”

-타격에서도 보강이 별로 없다.

“타자들은 실력보다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게 맞다. 특히 내년에는 강민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강민호가 올해 밑바닥을 쳤다. 올해보다 홈런을 5개 더 치고, 타율이 3푼 정도 올라가면 5∼6승을 더할 수 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치고 강민호에게 전화했다. ‘네가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내년에 잘하자’고 했다. 자극을 주기 위해 전화했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근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

“성적이 안 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프로선수인 만큼 선을 넘는 행동은 자신이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선 간섭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단체 훈련보다는 개인이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자율야구를 하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자율야구는 아니다. 기본과 원칙이 있다.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다. 팀 전체에 해가 될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2군에 내려 보내거나 경기 출장을 시키지 않겠다. 또 상호 존중하고 신뢰하는 팀을 만들겠다.”

-롯데가 내년 하위권을 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상황은 하위권이 맞다. 하지만 올해 롯데가 4강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떨어졌다. 반드시 하위권 전력이라고 해서 성적이 안 좋을 것이라는 법은 없다.”

-내년 시즌 목표는.

“모든 감독이 우승을 하고 싶어 한다. 일단 4강에 가겠다. 나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다. 그 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전율이 흐른다. 그 전율은 환호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부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