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인구’야! 인구변수 중심 미래 예측서들 쏟아져

입력 2014-12-22 03:35

연말 출판계에 새해 전망서가 쏟아지는 가운데 인구변수를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한 책들이 한 흐름을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인구가 2015년 새해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구 충격의 미래 한국’(프롬북스)은 인구 감소가 한국에 초래할 10가지 미래상을 그려냈다. 30여권의 경제저술을 펴낸 저자 전영수씨는 “인구변수는 미래 사회·경제를 결정짓는 가장 상위 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인구변화→성장침체→실적하락→고용불안→임금하락→소비감소→격차심화→폐색사회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인구 감소가 불러올 미래는 여성시대, 남성거세, 생활독신, 실업빈곤, 미래불안, 비용압박, 인생득도, 도시집중, 노인표류, 평생근로 등으로 요약된다. ‘남성거세’란 소득 악화와 고립 증대 등으로 본능인 섹스조차 포기하는 청년세대의 미래상을 말한다. ‘도시집중’은 도시로의 일극집중을 뜻한다. 현역이 일과 돈을 찾아 도시를 찾듯 노인들도 편리와 안전을 찾아 도시로 몰려들면서 ‘도심러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NHK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 지자체의 5분의 1에서 노인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인구 감소의 해결책으로 “결혼장벽을 허무는 게 시급하다. 현재 한국에 직접적인 결혼정책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청림출판)는 미국의 경제예측 전문기관 덴트연구소의 창업자 해리 덴트의 신간으로 “선진국에서는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앞선 세대보다 인구수가 더 작은 세대가 뒤따라 등장했다”면서 ‘인구 절벽’을 경고한다. 인구 절벽이란 한 세대의 소비가 정점을 치고 감소해 다음 세대가 소비의 주역으로 출현할 때까지 경제가 둔화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1990년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구 절벽을 맞이한 국가다. 소비가 많은 장년층 인구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에서 출산인구가 가장 많았던 해는 49년, 한국은 71년이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일본보다 22년 후 소비 정점에 도달한 셈이다. 일본은 90년대 소비 정점에 도달했다. 인구통계학에서는 가장이 46세 때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보는데, 2018년은 한국에서 출생인구가 정점을 이룬 71년에서 정확히 47년 뒤다.

저자는 “한국은 2018년 이후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마지막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그 후 수십년간 소비 흐름의 하락세가 중단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나온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글항아리)은 “평화로운 시기에 마이너스 인구 증가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저성장과 부의 불평등 문제에서 인구변수를 거론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