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김민수(가명·40)씨는 이사하면서 붙박이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누구나 1순위로 선택한다는 소위 ‘국민’ 인테리어 업체에 집 전체 시공을 맡겼는데, 거실 붙박이장이 180도 거꾸로 설치됐다. 더욱 황당한 것은 A/S 이후에도 발견된 하자였다. 붙박이장 문이 잘 열리지 않아 또 다시 A/S를 받고 나서야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다. 김씨는 “종합가구를 넘어 서비스도 1위라는 타이틀을 믿고 타사와 비교해보지도 않고 계약했는데,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어느새 ‘종합 건자재회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1조 기업 한샘이 최근 연이은 품질 하자로 소비자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영업 전략이 낳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한샘은 지난 5년 간 매출을 2배 이상 올리며 가구 업계 최초로 매출규모 1조원대 최강자로 거듭났지만, 그 내실 또한 탄탄한지는 따져 봐야 할 문제다.
일례로 한샘은 최근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매트리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매트리스는 단 한 제품도 없다. 침대 매트리스 제조업체 퍼니스템에서 100% 주문자 상표 부착 판매(OEM) 형식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한샘은 계열사인 한샘이펙스가 퍼니스템 지분을 갖고 있고, 매트리스 브랜드인 컴포트아이를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단순한 OEM 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 원료 선택, 공정, 검수, 포장 등의 전 과정을 제3자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제품의 신뢰성을 어느 정도 떨어뜨린다.
A/S 시스템 또한 급속하게 커진 몸을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이 올해 매체인터뷰에서 고속성장의 후유증을 겪고 있음을 밝힌바 있을 정도로, 유통망을 대거 확장하고 B2C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었지만 그와 동시에 하자 건수도 급증했다. 한샘 측은 “성수기에 3-4일 정도 걸리는데 당장 매출이 2배 늘었다고 일선 근무자를 2배 늘리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한샘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게 제품 품질이고, 그것으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인데 한샘은 가격 경쟁력과 성장에 더 집착하는 것 같다”며 “업계 1위에 대한 고객의 기대를 계속해서 저버린다면, 빨랐던 성장만큼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
덩치값 못하는 한샘 인테리어
입력 2014-12-22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