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이후]‘통진당 해산’ 국제평가 어떨까

입력 2014-12-22 03:19
헌법재판소가 세계 각국 헌법재판기관의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의 회원국들로부터 해산심판 결정문을 제출해 달라는 구두 요청을 받았다. 헌재는 결정문의 영문 번역 작업에 착수했다.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심판이 국제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헌재 관계자는 21일 “독일 등 베니스위원회 일부 회원국의 구두 요청을 받았고, 위원회의 공식 요청이 오면 영문 결정문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정문이 347쪽이나 돼 번역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베니스위원회의 정식 명칭은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다. 1990년 설립된 이래 비유럽국가도 회원국으로 참여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식 회원국이다.

위원회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드문 통진당 해산심판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2009년 발간한 ‘정당 제도에 관한 실천 규약’에서 정당해산심판 제도는 극히 엄격하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용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지난 9월 세계헌법재판회의에서 “위원회로부터 가이드라인 등을 받아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통진당 측은 이 가이드라인을 근거 삼아 해산심판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 결정에 인용표를 던진 강 재판관은 지난 13일 베니스위원회 산하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