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조짐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사자가 속출하고 세력 확장이 지지부진해지면서 IS 내에서도 조직 이탈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IS는 최근 들어 점령 지역을 하나둘씩 빼앗기고 있는 추세다.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의 한 활동가는 FT에 “최근 IS는 사기가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거의 바닥까지 사기가 꺾인 상태”라며 “시리아 조직원들은 (자신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모험을 즐기던 외국인 조직원들도 이제 지쳐 있다”고 말했다. 다른 활동가는 “IS가 수도로 선언한 시리아 동부 라카에서 도망가려다 적발된 외국인 조직원 100명이 처형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조직원들 사이에 민족·국가 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FT는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지난달 라카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체첸 출신 IS 조직원들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충돌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런 분열은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 코바니를 몇 달째 점령하지 못하고 있는 게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S는 지난 9월부터 코바니 점령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도 진퇴를 거듭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코바니에서만 IS 조직원 1400여명이 사망했다. SOHR은 “지도부가 대규모 희생을 치를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코바니에 전력을 집중하는 데 대해 IS 조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분열이 심화되면서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주요 거점들을 잇따라 빼앗기고 있다. SOHR은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코바니 인근 접경지역에서 IS가 장악한 마을 8곳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군 페쉬메르가도 전날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 일대 7개 마을과 주마르시를 탈환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이 지역은 지난 8월 초부터 IS에 의해 봉쇄되거나 IS 점령하에 있던 지역으로, 특히 신자르 지역 탈환은 IS가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대한 지난 6월 이후 이라크 북부에서 페쉬메르가가 거둔 가장 큰 성과다.
쿠르드군이 신자르의 IS 봉쇄망을 뚫으면서 야지디족 주민 등 수천명이 탈출로를 확보하게 됐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IS 내부 분열 조짐… “탈영 시도 외국 조직원 처형”
입력 2014-12-22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