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찬송가’ 기감도 구입 안한다

입력 2014-12-22 02:30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앞으로 ‘21세기 찬송가’를 구입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21세기 찬송가 사용을 중단하기로 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이어 기감까지 21세기 찬송가 사용에 반대의 뜻을 밝힌 셈이다. 21세기 찬송가는 한때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더욱 존폐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감에 따르면 기감 총회실행부위원회(총실위)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감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21세기 찬송가 ‘구매 중지’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기감은 지난 10월 열린 제31회 총회에서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지’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부 총대들이 찬송가를 교체할 경우 혼선이 예상되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총회에서는 안건 명칭이 ‘사용 중지’이다 보니 대안 부재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일선 교회들의 우려를 반영해 총실위에서는 안건 명칭을 ‘구매 중지’로 바꿔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실위 결정은) 21세기 찬송가 구매를 일단 중지한 뒤 앞으로 해법을 모색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감이 총회에서 보류된 안건을 명칭을 바꿔가며 총실위에서 통과를 강행한 것은 그만큼 21세기 찬송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1세기 찬송가는 일부 작곡가·작사가의 자질 시비, 거액의 저작권료 문제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기감 총실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별다른 이의제기나 반대 없이 만장일치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감이 21세기 찬송가 구매를 중단하면서 일선 감리교회들은 향후 찬송가 사용과 관련해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새 신자가 들어오면 어떤 찬송가를 구매하도록 할지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전 감독회장은 “조만간 구매 중지에 따른 대처법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