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측 민간인사에 ‘오라 가라’… 입맛 맞는 인사 통해 대남 메시지?

입력 2014-12-22 02:34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신청을 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이틀 전 김양건(사진)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개성공단 방문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 측 민간 인사들을 대상으로 ‘오라 가라’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교적 자신들에게 동조적인 인사만 골라 대남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방북 요청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 측이 24일 방북하겠다고 신청했다”면서 “승인 여부는 23일쯤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박 의원과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이, 현대아산은 현 회장과 조건식 사장 등이 방북하겠다고 각각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은 대남사업 책임자인 김양건을 통해 ‘김정일 3년 탈상’ 이후 모종의 대남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내세워 공식 남북대화 채널인 고위급 2차 접촉을 일방적으로 거부해오고 있다. 고위급 접촉은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최고 권력 실세들이 내려와 우리 측과 재개키로 합의한 사안이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당시에도 방북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조화를 북측에 전달했으며, 현 회장도 같이 방북했다. 김양건은 “3주기 당시 조의를 표한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며 두 사람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