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구상 목사] “인슐린펌프, 당뇨환자엔 복음 중의 복음”

입력 2014-12-23 02:36

목회 35년째인 64세의 목회자다. 체격도 크고 건강체질이라 자부했던 나는 운동을 좋아했고 농구와 태권도는 선수생활을 할 정도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목사가 된 나는 23년인 1991년, 목회를 하면서 서울신대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급속히 살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꼈기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동료 목사가 당뇨병이라며 병원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계속 버티다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는 내개 인슐린 주사를 놓아주고 약을 처방 했다. 그런데 금방 호전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약을 끊었다.

19년 전 이곳 영월로 들어와 농촌목회를 시작한 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교회건축을 시작했다. 그런데 또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너무 건축에 신경을 많이 써 그런가 했는데 다리가 저려 걸음이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왔다. 여기에 치아가 흔들리다 그냥 빠져버리는 증세도 나타났다. 밤에도 화장실을 가느라 2-3번 깨어야 했으니 수면이 부족했고 늘 축 쳐져서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정상적인 목회가 힘들었다.

이런 내 증상을 본 사위가 심한 당뇨합병증이라며 당장 병원에 가시라고 권했다. 사위는 부친이 당뇨로 돌아가셔서 잘 안다고 했다. 이 때서야 심각성을 느낀 나는 충주 건국대 병원 충주당뇨센터를 찾았고 당뇨병 인슐린펌프 개발자인 최수봉 박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잰 혈당수치는 400에서 때론 500까지 나왔다. 어떻게 이 정도가 될 때까지 병원에 오지 않았는지 놀란 최 박사님은 당장 입원을 권유하며 본인이 개발하신 인슐린 펌프를 착용하도록 도움을 주셨다.

인슐린 펌프를 착용한 첫 날, 난 최근 몇 년 사이 처음으로 한번도 깨지 않고 단잠을 잘 수 있었다. 너무나 신기했고 놀라와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가난한 농촌목회자에게 후의를 보여주신 최 박사님은 이후 뵐 때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하셨고 항상 당뇨환자를 위해 도움을 주시고자 헌신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더구나 사모님이신 염윤희 집사님과 많은 부분 국내외 선교를 펼치고 계셨다.

이후 난 펌프를 차고 건강하고 활기찬 목회를 하고 있다. 주변 목사님 중 당뇨로 고생하는 분이 계시면 무조건 모시고 가서 권해 드리는데 모두들 나중에 감사를 표시해 온다. 그만큼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다. 성결교단의 어른이신 S목사님도 합병증이 심하게 온 것을 모시고 가서 치료를 받게 해 드렸는데 다음날부터 바로 컨디션이 좋아지셨다.

난 이 인슐린펌프가 당뇨환자들에겐 ‘복음 중의 복음’이라고 여긴다. 그만큼 효과가 놀랍다는 것이다. 이 기기를 처음부터 개발해 계속 발전시켜 온 최수봉 박사님이 본인이 기도하고 계시는대로 노밸상을 받으실 수 있길 함께 기도하고 있다.

안구상 영월성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