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윤성빈 동메달-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5위… 한국 썰매 월드컵서 연일 ‘쿨러닝’

입력 2014-12-22 02:55
한국 스켈레톤의 ‘신성’ 윤성빈이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월드컵 2차 대회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윤성빈이 금메달을 딴 라트비아의 마틴스 두쿠르스(가운데)와 그의 형제 토마스 두쿠르스와 함께 시상대에서 관중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최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썰매 종목을 일본으로 분산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썰매 종목 선수들은 가슴이 철렁했다. 트랙에 대한 이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은 분산 개최 논란에 잠시 흔들렸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쾌속 질주를 이어갔다.

한국 봅슬레이의 간판스타인 원윤종(29)·서영우(24·이상 경기연맹)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2인승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9초88의 기록으로 전체 5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가 국제대회에서 따낸 사상 첫 번째 월드컵 메달이다. 봅슬레이에서는 6위까지 메달을 준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13일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톱10’에 진입, 8위에 오른 데 이어 불과 1주일 만에 역대 최고 성적을 세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둘은 21일 벌어진 4인승 2차 대회에서도 대표팀의 주축으로 출전, 1분48초74의 기록으로 13위에 올랐다. 특히 2차 레이스에서는 54초43의 전체 10위에 올라 4인승에서도 ‘톱10’ 진입을 예고했다.

스켈레톤에서는 ‘신성’ 윤성빈(20·한국체대)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3위에 오르는 ‘기적의 질주’를 펼쳤다. 윤성빈은 20일 열린 2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52초23의 기록으로 한국 썰매 종목의 사상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경력이 2년여에 불과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혹독한 훈련으로 올해 대륙간컵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고, 소치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인 16위에 오른 데 이어 마침내 월드컵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과 윤성빈이 첫 메달을 획득한 비결은 캐나다 캘거리 트랙에서 연간 200차례 이상 치른 주행 훈련이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정상급이 아니었지만 자국 트랙을 마음껏 이용하며 이해도를 높여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썰매 종목 3곳에서 3개의 금메달을 휩쓴 바 있다. 하루빨리 평창에 썰매 트랙이 완성돼 한국 선수들이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은 꿈이 아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