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30∼50%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주주 중시 정책 및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년 대비 배당을 30∼5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19일 공시했다. 정확한 배당 결정 금액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와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조16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배당을 30∼50% 늘리게 되면 배당규모는 2조8100억∼3조2400억원, 시가배당률은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배당규모는 2012년 1조2100억원에서 2013년 2조1600억원으로 늘었고 시가배당률은 0.5%에서 1%로 상승한 바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중간배당으로 주당 500원(보통주 기준), 754억원 규모를 집행했다. 또 이와 별도로 지난달 2조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5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유사한 수준으로 배당을 늘리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애플의 올해 배당규모는 111억2600만 달러(약 12조원), 마이크로소프트는 88억7900만 달러(9조8000억원)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2%, 3%로 삼성에 비해 높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 기업의 배당 규모가 확대되면 다른 기업의 배당 성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2곳이 현재보다 배당 성향을 2배로 올리면 10%대 초·중반인 시장 전체의 배당 성향이 2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재정관리협의회에서 한국전력공사와 토지주택공사(LH), 기업은행 등 정부출자기관 37곳의 배당성향을 2020년 40%까지 상향 조정하는 중기 목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21.5%인 출자기관 배당성향을 내년 25.0%, 2016년 28.0%, 2017년 31.0%, 2018년 34.0%, 2019년 37.0%, 2020년 40.0%로 단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배당목표와 개별 출자기관 특성 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표 중복을 해소하고 총자산수익률, 부채비율 등 지표의 가중치를 조정해 배당성향 결정방식도 개선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배당성향 상향 조정은 재정 여건이 어려워 세외수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오히려 정부의 출자 수입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삼성 “주주에 이익 환원” 배당규모 최대 50% 늘릴 듯
입력 2014-12-2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