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인디밴드, 주류 무대로… 세계로…

입력 2014-12-22 02:13
인디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의 멤버 김간지, JJ핫산, 지, 나잠 수와 홍기(왼쪽부터). 이들은 최근 힙합 뮤지션과 협업한 디지털싱글을 발표한 데 이어 27일 서울 연세대 첫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붕가붕가레코드 제공

“남의 엉덩이 물볼기 때리는 것 같은 찰진 그루브.” “앉아 있던 사람들도 벌떡 일어나 춤을 추게 만드는 흥.”

인디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대한 팬들의 평가다. 보컬과 댄스를 맡은 리더 나잠 수(나진수·30)와 댄스·코러스 담당 JJ핫산(김호성·33), 드럼의 김간지(김준영·29), 베이스 지(지정훈·27), 기타 홍기(홍현기·27) 등 다섯 남자들이 술탄 멤버다.

1960∼70년대 유행한 디스코와 펑크, 소울풍의 노래를 부르던 이들이 최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 블랙넛이란 힙합 가수와 함께 작업한 디지털 싱글 ‘웨ㅔㅔㅔㅔ’를 내놨고, 오는 27일 서울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첫 단독 공연도 갖는다.

19일 저녁 연습실이 있는 홍익대 근처 카페에서 나잠 수를 만나 새로운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습 준비로 바쁠 것 같았지만 의외로 한가해 보였다.

“연습은 오후 8시 이후에나 가능해요. 인디밴드라 저도 그렇고 멤버들 모두 다른 직업이 있거든요. 멤버 중 한명이 회사를 다녀서 그 친구 퇴근 이후가 연습 시간이 됐어요.”

고달픈 인디밴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인디계 아이돌이란 표현에 걸맞게 매번 독특한 콘셉트의 노래와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60∼80년대 복고풍 노래를 밀도 높은 사운드로 만들어냈고 여기에 인디밴드 답지 않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덧입혔다. 술탄의 매력은 해외에서도 알아봤다.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정식 초청됐고 싱가포르의 최대 음악시장 ‘뮤직매터스’, 일본의 음악 축제 ‘슈퍼 소닉’ 등에 출연했다.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웨ㅔㅔㅔㅔ’에 랩을 더한 것도 술탄에게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웨ㅔㅔㅔㅔ’는 나잠 수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사용한 감탄사다.

나잠 수는 “올드스쿨 힙합이 막 시작됐던 80년대 풍의 노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간 것”이라며 “탄탄한 팬을 보유한 힙합을 접목하면 대중이 우리 음악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팬들의 반응은 좋다. 이 분위기는 27일 열리는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연장 객석을 채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티켓 예매가 예상보다 높다고 한다. 이들에게 750∼800석 규모의 백양홀은 새로운 도전이자 테스트 무대다.

“그동안 저희가 공연한 곳 중 가장 넓은 곳이 350석 규모의 홍대 KT&G상상마당이었어요. 백양홀은 두 배가 넘고 무대도 넓잖아요. 그래서 브라스와 퍼커션 등 세션을 추가했어요. 노래를 위해 벨리 댄서가 나와 홀로 춤을 추기도 하고요.”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번 공연이 잘 되면 클럽부터 대형 극장까지 팬들을 만나는 공연 방식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조용필의 ‘헬로’를 프로듀싱한 세계적 프로듀서 토니 마세라티와 음악 작업도 한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