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외국인 IS 전사

입력 2014-12-20 02:09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를 근거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slam State)는 여느 테러집단과 다르다. ‘IS’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가 흉내를 내고 있다. 점령지 주민들에게서 세금을 걷는가 하면 장악한 수십 곳의 유전에서 원유를 뽑아 팔기도 한다. 전사들에겐 월급을 주고 주택과 연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 같은 파격적인 대우 때문인지 미국 주도의 IS 격퇴작전에도 불구하고 IS에 가담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종교적·이념적 이유뿐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IS에 들어간 이들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가난한 나라 사람에겐 수백 달러의 월급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기본급 외에 배우자 수당, 자녀 수당 등 각종 수당까지 챙겨주니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IS 전사는 최대 3만1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만5000여명이 80여개국 출신의 외국인이다. CIA에 따르면 튀니지 출신이 3000명으로 가장 많고 사우디아라비아 2500명, 요르단 2000명, 모로코 1500명 순이다. 서방 국가 출신도 3000여명에 이른다. 러시아 800명, 영국 488명, 프랑스 412명, 벨기에 296명, 독일 240명 등이다. CIA는 미국인도 150∼300명이 IS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방 출신의 10∼20%는 여성이다.

최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저명한 중동 전문가가 AK-47 소총을 든 채 말을 타고 있는 동양인 사진을 ‘아부 사이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국인 IS 전사’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일었다. 국가정보원은 “이 사람이 한국인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인 이슬람 신자는 8만여명으로 추산된다. 1980년 2만 2000여명 수준에서 2000년대 들어 급증했다. 무슬림과의 국제 결혼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이들 중 IS에 가담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