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말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와 곁에서 지켜보는 요셉과 마리아, 동방박사들이 예물을 드리는 모습, 밤중에 아기 예수께 목자들이 경배하는 모습 등입니다.
이 모든 일은 베들레헴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아기 예수는 왜 하필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까요. 미가 선지자가 예수님 탄생 700여년 전에 남긴 예언 때문입니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큰 물줄기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하나님께서 시대마다 죄악을 심판하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심판 중 남은 자를 구원해 역사의 맥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미가 선지자에게 타락한 예루살렘이 철저히 버림을 당하며 다윗 왕통을 이어갈 새로운 왕이 베들레헴에서 탄생한다는 놀라운 예언을 주십니다(2절).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도성과 비교가 되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그런 곳에서 새로운 왕이 태어나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는 예언도 놀라운데 그 지도자가 처음과 나중 되는 분이라고 합니다(2절). 또 한 여인이 잉태해 아들을 낳을 것이고 그때에야 이스라엘 자손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한다고 합니다(3절). 귀환은 곧 이스라엘의 완전한 회복을 뜻합니다. 더구나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왕은 땅 끝까지 그 권세를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4절).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평강이 임할 것이며 앗수르 사람은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6절).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전까지 이 같은 예언은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이 예언은 공수표가 되고 만 것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만을 위해 예언한 게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빗대 온 세상 만민을 향해 예언을 한 것입니다. 미가 선지자의 예언 성취에 대해서는 마태와 누가가 기록한 복음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로마 제국의 분봉왕 헤롯이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통치할 때 마리아는 성령으로 예수를 잉태했습니다. 마리아는 나사렛에 살았기에 예수는 나사렛에서 태어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로마 황제는 제국 치하의 모든 백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호적신고를 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 때문에 마리아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요셉과 고향 베들레헴에 가 그곳에서 출산했습니다.
그렇게 아기 예수가 태어났지만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예언을 이루기 위해 멀리 동방 바벨론 땅에 사는 박사들을 동원합니다(마 2:1). 이들이 헤롯 왕에게 ‘유대인의 왕이 어디서 태어났느냐’고 묻자 제사장과 서기관들은 성경을 샅샅이 뒤져 오늘 성경 본문을 발견합니다. 헤롯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두 살 미만의 베들레헴 아이를 다 죽이자 동방박사들은 더 큰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가 이를 만천하에 전함으로 미가서의 예언이 성취됩니다.
이제 베들레헴 땅은 온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성지가 됐습니다. 아기 예수가 태어나면서 세계 어느 대도시보다 유명한 도시가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자신을 베들레헴처럼 초라하게 여기고 아무런 희망도 찾지 못하고 계십니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가 큰 비전입니다. 복음이 큰 비전입니다. 왕이 살지 않으면 궁전이 아닙니다. 왕이 살기 때문에 궁전입니다. 예수를 내 안에 모실 때에야 비로소 큰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
[오늘의 설교] 작지만 큰 비전
입력 2014-12-20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