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외교관계 수립 적극 검토”

입력 2014-12-19 03:38
한국 정부가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 것이 우리 정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이번 선언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국가들 간에 국교를 갖지 않는 것이 비정상인데 정상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를 발표하면서 우리도 쿠바와의 관계개선 노력에도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한국과 수교하지 않고 북한과만 수교한 나라는 쿠바 시리아 마케도니아 3개국뿐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해 모든 국가와의 관계 정상화 또는 협력 증진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쿠바와의 관계개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한·쿠바 관계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또 “정부는 이번 (미국·쿠바 간) 관계 정상화 추진 합의를 중요한 진전으로 보고 이를 환영한다”며 “이번 관계 정상화 합의 발표를 계기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관계개선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나라들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적극 동참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라며 “북한도 핵이나 미사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국제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쿠바는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교해 지금까지 외교관계가 없는 상태다. 그동안 정부는 장기적으로 대사급 수교까지 염두에 두고 비공식적으로 쿠바와 관계개선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미수교국과 마찬가지로 국교 재개가 바람직하다는 차원이다. 쿠바를 찾는 우리 국민에 대한 제도적 영사보호 필요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쿠바가 ‘사회주의 형제 국가’인 북한과 1960년 단독 수교한 이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수교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