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민 2000명 몰살… 드러나는 IS 대량학살

입력 2014-12-19 03:56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개치고 있는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집단학살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 부족을 2000명 가까이 집단 학살하는가 하면, 강제결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여성 150명을 숨지게 한 일도 드러났다.

dpa통신은 18일 국제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시리아 동북부의 데이르 알 주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쉐이타트 부족원 230여명의 시신이 한꺼번에 묻힌 현장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SOHR은 이들이 지난 8월 숨진 것으로 보이며, 당시 도망쳤던 부족원들이 최근 고향에 돌아가서 학살 현장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족원들은 당시 IS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구실로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SOHR의 라미 압둘 라흐만 소장은 “여전히 1000명 정도의 쉐이타트 부족원이 실종된 상태”라며 “현재까지 정황에 비춰볼 때 이들 1000명도 역시 처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처형됐다고 간주하면 지난여름 이후 모두 1900명의 부족원이 희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IS는 이라크 서부 알 안바르 지역에서는 IS 전사와의 결혼을 거부한 여성 150명을 집단 살해했다. 이라크 인권부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임신한 여성을 포함해 최소한 150명이 이슬람 전사와 결혼을 거부한 뒤 IS 대원에게 총살당했다”면서 “주변의 다른 지역 여성들도 살해 협박으로 이주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IS는 최근 알 안바르 지역에서 급속히 세를 확장하고 있어 비슷한 일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IS는 여성들을 ‘전리품’마냥 전사들에게 나눠주거나 인신매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납치 및 결혼을 강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의 IS’로 불리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이 카메룬과 맞닿아 있는 국경도시 암치데의 군부대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32명을 죽였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보코하람은 또 수십 명의 민간인도 납치해갔다. 카메룬군은 반격에 나서 보코하람 대원 116명을 사살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