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선 내년 초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적 쇄신의 타이밍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올해 안에, 구체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직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 개각, 청와대 개편설은 그래서 나온다. 여권은 아무리 늦어도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가 시작되는 내년 2월 25일 전에는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 등을 털고 가지 못하면 박근혜정부 중반기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인적 쇄신 대상으로는 정홍원 국무총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 거론된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종 문체부 2차관의 거취도 관심사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친박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문건 파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다”면서 “법률적인 판단과 무관하게 비선실세로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들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시기상으로도 새해가 밝아오고 집권 만 2주년이 임박한 만큼 개각 등 인적 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 문건 파문에 거론된 관계자는 더 이상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않고 국정 운영에 누가 되지 않도록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김 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다른 친박 중진도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연말연시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 일부 개편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 문건이 다량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인방은 권력 투쟁의 한 축으로 지목됐고, 업무 방식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극약처방 차원에서라도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에 떠밀려 가족과도 같은 3인방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친박 의원은 김 실장과 3인방의 거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 스스로 물러날 일도 없고, 박 대통령이 이들을 교체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 여론에 대해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정 총리는 후임 총리를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임기가 연장된 측면이 있어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인적 쇄신의 상징성도 크다. 후임 총리로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인사 실패가 재연된다면 인적 쇄신은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면 전환용 ‘개각 쇼’라는 비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청와대 개혁 여론] 연초 개각·靑 개편설… 왕실장·문고리 3인방 아웃?
입력 2014-12-19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