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렇게 울릴 줄 몰랐다”… 완생한 ‘미생’ 12월 20일 종영

입력 2014-12-19 02:27
20일 종영을 앞둔 tvN '미생'의 김원석 PD(왼쪽)와 정윤정 작가가 1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CGV 청담 씨네시티에서 드라마 포스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 E&M 제공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30분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웃기고 울렸던 화제의 tvN 드라마 ‘미생’이 오는 20일로 막을 내린다. 바둑계 입문에 실패한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가 고졸 검정고시라는 형편없는 스펙을 가지고 대기업 ‘원 인터내셔널’에 계약직으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삶을 담았다. 매회 대사 하나 하나 회자됐고 배우 김대명(김대리 역), 변요한(한석율 역) 등 새로운 얼굴도 혜성처럼 등장해 큰 사랑을 받았다. 18일 ‘미생’을 만든 김원석 PD(이하 김)와 정윤정 작가(이하 정)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CGV 청담 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뒷얘기를 밝혔다.

-무역상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다. 실감나는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던 비결은.

“보조작가 2명이 한 달 반 동안 대우인터내셔널로 출근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부터 벌어지는 모든 장면을 스케치해 출근일지로 제출했다. 하루 종일 어떤 대화가 오가고, 어디서 전화가 오고,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상세히 취재할 수 있었다.”(정)

-주인공 장그래 역할로 가수 출신 임시완을 택했는데 이유가 있나.

“현재 연예계에 20대 남자 톱 배우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장그래 역할로 꼭 톱 배우를 캐스팅 하고 싶었다. 배우 이제훈을 비롯해 대부분의 또래 배우들에게 캐스팅 제안이 갔고 사실 모두 거절당했었다. 심지어 임시완도 초반에 거절했다. 다행히 이번 작품의 영향으로 현재 임시완에게 영화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분 좋다(웃음).”(김)

-서울 중심부, 서울역 건너편 대형 건물이 주 촬영지였다. 장소와 관련된 촬영 에피소드는

“그곳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 광경이 그렇게 멋있는지 몰랐었다. 정말 좋았다. 헬기 촬영을 해보려 기획단계 때부터 협조요청을 해놨는데 마지막 회를 찍을 때까지 허가가 나지 않아 아쉬웠다. 또 첫 촬영을 서울 충정로 한 카페에서 했는데 당시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길을 지나가면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 해줬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9회에 등장한 ‘내일봅시다’이다. 사람들과 내일 보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다. 명대사는 작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 명장면, 명감정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정)

“‘잘하자’라는 대사다. 대사 자체로 보면 평범한데 맥락에서 힘이 있었다. 오상식이 장그래를 향해 ‘우리 애’라고 불렀던 것(2회), 장백기가 장그래에게 ‘내가 가진 스펙이 이렇게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부분도 좋았다.”(김)

-궁극적으로 ‘미생’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젊은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이다. 시청자가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면서 웃게 울게 하고 싶었다. 원작 웹툰에 없던 추가 장면은 그래서 코믹 요소가 많다. 1∼2회를 보면서 운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 우리 모두가 참 힘들게 살고 있더라. 힘들고 어려워도 ‘그래도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구나’ 싶었다.”(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