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월드휴먼브리지·국민일보, ‘1% 나눔 캠페인’… ㄱ∼ㅎ 머릿글자로 본 4년

입력 2014-12-20 03:23 수정 2014-12-20 14:46
1%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사람들이 현판을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드림기업 임범수 대표가 2010년 5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공화국 긴급구호 현장에서 의료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헬로키티 김종석 대표가 18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헬로키티 홍대점에서 헬로키티 마스코트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1% 나눔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헬로키티 제공
진현기 대표가 경기도 과천시 찬우물로 환이 사무실에서 경기도 포천에 건립한 회사 연수원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월드휴먼브리지 관계자들과 연예인 홍보대사들이 지난 11일 서울 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저소득층 임신부를 위한 선물 포장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1%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100%가 되고 나에겐 200%의 행복으로 돌아오는 기적의 캠페인을 함께 벌입시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와 국민일보(대표 최삼규)는 2010년 6월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소외받는 이웃에게 행복한 미소를 찾아주기 위한 ‘1% 나눔 캠페인 협약식’을 개최했다. 그 후 만 4년이 지났다. 당시 3개 기업이 어깨동무를 했지만 지금은 227개 사업장이 꿈과 희망을 주는 캠페인 대열에 동참했다. 행복 바이러스를 곳곳에 퍼트리고 있는 아름다운 기부와 나눔 캠페인을 ‘ㄱㄴㄷ…’로 그 의미를 정리해봤다.

기적을 낳다

기적은 나비효과 같은 것이다. 내 삶에서 아주 작은 수치에 불과한 1%가 나중에 100% 이상의 결실을 내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2010년 월드휴먼브리지를 창립할 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하나의 NGO가 생기는구나. 잘될 수 있을까.” 또 “월드휴먼브리지는 20억원으로 출발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실제 시작할 때 자금은 고작 3000만원이었다.

나눔은 꼬리를 물고

나눔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 처음 3개 업체가 참여한 이후로 아름다운 나눔실천운동이 줄을 이었다. 이 캠페인은 사회 저변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병의원, 상점, 식당 등 개인사업주가 수익의 1% 정도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하는 것이다.

드림기업 이야기

㈜드림기업(대표 임범수·61)은 대전지역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건설업체다.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드림기업은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건설에 주력하는 회사다.

임 대표는 수익이 얼마 나지 않을 때부터 1% 기부 약속을 했다. 지금은 50억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1% 나눔 외에 지역의 여러 기관에 또 다른 기부활동을 펴고 있다. 임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니가 다니시던 지금의 대전산성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작은 움막집에서 시작한 교회 초기부터 큰 교회로 부흥한 대전산성교회의 역사(60년) 중 53년을 다녔고 7년 전 장로가 됐다.

로또는 없다

나눔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은 거의 대부분 아주 작은 소규모 기업이다. 이들은 느리지만 0.1%씩이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작전을 편다.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 같은 일확천금을 꿈꾸거나 하루아침에 대박을 터뜨리기를 기도하지 않는다.

이삭토스트 성결대점(대표 김옥순)은 처음엔 작은 가게여서 토스트를 판매해 많은 수익도 얻지 못하는데 나눌 수 있는 게 있겠나 싶었지만 1% 정도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난 4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누다 보니 더 많은 고객들이 단골이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만나교회가 앞장

처음에 만나교회가 앞장서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왜 우리가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란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대형 교회가 주도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많았다. 또한 자체적으로 독립된 NGO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지만 그러면 서로가 또 경쟁이고 에너지가 분산된다는 지적에 결국 한 배로 항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봉사는 종교도 초월

월드휴먼브리지는 한국교회에 열린 NGO다. 어느 교단과 교회의 소유가 아니다. 한 사람의 소유도 아닌 하나님이 주인인 객관적이고 투명한 곳이다. 절대 종교를 내세우거나 강요하지도 않는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3000만원의 자본금으로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대전산성교회(지성업 목사), 안양감리교회(임용택목사) 3개 교회가 손잡고 시작했다. 전국 13개 지역본부와 3개 해외지부가 설립돼 2014년 사업 규모가 33억원인 중견 NGO로 우뚝 섰다.

윤택하지 않아도

2010년부터 1% 나눔에 참여한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있는 노엘치과 도성호 원장은 “나눔은 윤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앞서면 어떤 상황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면서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는 참여해보면 알게 된다”고 밝혔다.

주님을 대하듯

㈜제이콥에프앤비(jacob F&B) 헬로키티 카페는 ‘1% 나눔 캠페인 1호 기업’이다. 초창기엔 수익이 나지 않았지만 매출 기준으로 1%를 기부했다. 김종석(43) 대표는 앙증맞은 캐릭터 헬로키티를 앞세우고 1년여 동안 4곳의 카페를 연달아 설립, 성공 행진을 이어가는 젊은 사업가다.

삼성건설을 거쳐 외국계 회사에 다니던 김 대표는 36세가 되면 독립해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는 2007년 사표를 내고 전공을 살린 인테리어 회사 제이콥 씨엔이(jacob C&E)를 차렸다. 제이콥은 야곱의 영어식 발음. 야곱이 받은 은혜와 복을 되새기고 크리스천 기업인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야곱의 축복이었을까. 2009년 초 헬로키티 카페 체인사업을 주도적으로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헬로키티는 1974년 일본에서 탄생한 고양이 캐릭터. 지금까지 문구류를 비롯한 의류와 가방 등에 다양하게 활용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왔다.

2010년 김 대표는 수익도 없는 상태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월드휴먼브리지가 전개하는 ‘1% 나눔 캠페인’에 동참키로 선언한 것. 그것도 수익이 아닌 매출의 1%여서 주변에서 은근히 말리기도 했다.

헬로키티 카페는 현재 홍대점과 신촌점을 비롯해 인천공항, 죽전 등 4곳에 직영 매장이 있다. 지난해 오픈한 제주 헬로키티 아일랜드는 올해 매출 2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엔 2000만원 이상을 기부할 수 있게 됐다.

처음처럼 언제나

1%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모든 사람을 변화에 참여하게 하고 큰 변화를 만들어내며 놀라운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담겼다. 성공한 사람들은 첫 걸음을 내디뎠을 때 1%의 희망과 가능성이 준 교훈을 잊지 않는다.

코고섬 부부의 큰 사랑

코고섬(COGOSUM)이라는 조그마한 퓨전국수집을 운영하는 김현섭(55) 사장의 부인 김예봉(57)씨는 암 수술 직후 회복이 덜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1%나눔 현판식에 참석해 진한 감동을 남겼다. 부부는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국수를 말고 있다.

타인에게 사랑을

1% 나눔운동은 일반 기업 외에 과일가게와 옷가게 음식점 병원 약국 카센터 미용실 카페 마트 찜질방 등 개인 사업주와 자영업주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팔 걷고 모두 동참

참여하는 기업과 가게에는 1% 나눔 현판을 붙여주고 기업의 상품 등에 월드휴먼브리지 로고와 사회공헌 내용을 기재해준다. 임직원들은 물론 회사 방침에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선다.

희망 바이러스

올해로 창립 21년을 맞은 ‘환이’(대표 진현기·52)는 우유제품 단백질 등 식품 원료를 수입해 국내 생산업체에 납품한다.

진현기 대표는 1993년 퇴직금 200만원으로 창업해 97년에 법인을 설립했다. 진 대표는 “2007년에 예수전도단에서 훈련받은 후 기업이 급성장해 한 해 평균 매출 60억원, 지난해에는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엔 세월호 여파로 식품업계 타격이 컸지만 지난해보다 2∼3%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한 우물만 팠다. 현재 바스프 등 외국 13개 업체와 계약하고 홈플러스, 코스코 베이글 모두 환이가 납품한다. 치즈 분야에선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진 대표의 10년 후 꿈은 한국의 바스프가 되는 것이다.

진 대표는 학창시절과 청년시절 신경하 전 감독회장과 김진호 전 감독회장으로부터 신앙훈련을 받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성경 말씀이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