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책-아빠돼지 삼형제와 아기늑대] 아기돼지 삼형제 그후 이야기

입력 2014-12-19 02:17

거의 모든 어른들이 어렸을 적 읽은 영국의 전래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의 아기돼지들이 어른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그림책은 아빠돼지 삼형제에 관한 이야기다.

아기돼지에게 혼쭐이 났던 늑대가 세월이 흘러 아빠돼지들에게 복수하러 돌아왔다. 늑대가 ‘후∼’하고 내뱉는 입김에 지푸라기로 만든 막내 집도, 나무로 만든 둘째 집도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런데 첫째 집은 벽돌이라 끄떡없다(원작은 막내가 벽돌집).

굴뚝을 통해 잠입을 시도하던 늑대는 아빠돼지들이 피운 불 때문에 실패한다. 그래서 꾀를 내는데, 아기늑대를 담은 바구니를 아빠돼지 삼형제에게 몰래 보낸 것이다. 아기늑대 ‘럭키’는 무럭무럭 자라 학교에 가게 된다. 자신을 ‘돼지’로 아는 아기늑대는 생김새가 달라 왕따를 당하고, 성격은 점점 삐뚤어져만 간다. 어느 날 자신을 닮은 빨간 셔츠 아저씨가 나타나 늑대 소굴로 데려간다. 그러곤 임무를 맡긴다. “보름달이 뜨는 밤, 네 집 열쇠를 현관 매트 아래 숨겨두는 거야!”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론을 귀띔하면 해피엔딩이다.

‘변형 우화’라는 게 있다. 원작을 개작해 고전 동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이런 장르는 영미권에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착되고 있다. 원작의 뒷이야기를 그려가거나, 원작에서의 ‘착한 놈’ ‘나쁜 놈’을 바꿔버려 아이들에게 원작의 닫힌 결말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제공한다. 미국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제작해 인기를 얻었던 변형 우화 애니메이션이 국내 출판사에 의해 그림책으로 출간됐다. ‘아기돼지 삼형제’를 개작한 ‘아빠돼지 삼형제와 아기늑대’도 그중 하나다. 함께 나온 ‘토끼와 거북이 최후의 경주’ ‘금발머리 리포터와 세 마리 곰’의 기발한 상상력도 흥미롭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