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조성 탄력

입력 2014-12-18 03:04
한국 개신교계의 숙원사업인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역사문화관) 조성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 중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국고보조금 지원안을 통과시켜 예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독교 역사성에 부합하는 부지도 찾았다”고 밝혔다.

역사문화관 조성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지 선정이었다. 당초 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는 역사문화관 부지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서울 충정로 서대문 선교회관 땅을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기장 실행위원회에서 “역사문화관에 무기한 임대를 하게 되면 사실상 기장의 소유권 행사가 막힌다”고 결정해 무산됐다.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태릉지역)을 부지로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지자체 도시개발계획과 맞물린데다 접근성이 떨어져 취소됐다.

이후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이다. 새문안교회와 NCCK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지면서 언더우드교육관은 역사문화관 부지로 최근 확정됐다. 2017년 교회 이전을 준비 중인 새문안교회는 역사문화관에 부지를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줬다는 반응이다. NCCK도 기독교의 역사성과 접근성을 모두 해결하는 완벽한 위치라고 평한다.

김 총무는 “광화문에 있는 새문안교회는 1924년 NCCK 창립총회가 열렸던 장소이자 한국 초기 선교 역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곳”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지가 확정되면서 예산에도 숨통이 트였다. 지난 2일 국회는 본회의 수정안에서 역사문화관 조성에 30억원을 편성했다. NCCK는 역사문화관 건립 목적으로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부지 매입으로 방향을 틀면서 정부의 예산편성을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후 사업 목적을 역사문화관 부지 매입이 아닌 ‘조성’으로 바꾼 뒤 승인을 받아 예산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 사무국장 최영희 목사는 “정부에 신청한 금액이 총 107억원인데 이 중 내년 예산으로 30억원을 배정받았다”며 “내년 사업 진행 척도에 따라 이듬해 예산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국회에서 예산을 편성했더라도 승인을 해야 하는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역사문화관 조성이 정부 예산 30%와 후원금 70%의 매칭펀드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내년 예산 30억원에 맞춰 70억원을 모금해야 이듬해 예산을 확보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 총무는 한국교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 총무는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인으로 자긍심 속에 살아갈 역사문화관 건립 사업을 위해 적극 참여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께서 이 일을 마음에 담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