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래로 잠든 영성 흔들어 깨울 겁니다”

입력 2014-12-18 02:29
여성듀오 아몬드의 하노(왼쪽)와 하요. 이들은 대중가요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신앙고백을 주저하지 않았다. 리틀송뮤직 제공

하노와 하요로 구성된 여성듀오 ‘아몬드’가 최근 국민일보 인터넷 방송 ‘핀티비(finTV)’가 제작하는 음악 프로그램 ‘소울 라이브(Soul Live)’에 출연해 진한 사랑고백을 했다.

“지금 이 순간 단 한 차례, 단 한 분을 위해서만 노래할 수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그분, 하나님만을 위해 노래하겠어요.”(하노)

대중가요계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은 많지만 하노처럼 공개적으로 종교를 밝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중가수로서 활동이 제한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요도 신앙을 고백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요는 “그분은 바람과 같아서 보이진 않지만 항상 우리 곁에 계신다”면서 “우리의 음악을 듣고 마음이 열린 이들에게 하나님을 증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몬드라는 이름도 성경적이다. 히브리어로 아몬드는 흔들어 깨운다는 의미다. 하요는 “사람들을 흔들어 깨우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말했다.

아몬드는 2013년 ‘제2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뒤 대중 가요계에서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싱글 ‘같이 걷기’를 지난해 발표한 데 이어 올해 ‘프라미스’ ‘오빠라고 부르면 안돼요’ ‘드림플라이’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아몬드의 음악은 가사부터 톡톡 튄다. 흔한 대중가요와 달리 소소한 일상을 가사에 담았는데 소박하면서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수상 곡인 ‘내가 야식 먹는 이유’는 “내 배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네. 냉장고 문 열어 어제 먹다 만 부침개. 이 하나로는 채워질 수 없잖아”라고 노래한다.

연상녀의 수줍은 고백을 담은 ‘오빠라고 부르면 안돼요’는 “이젠 누나 동생 사이로 남기는 싫어. 싫어. 싫어. 완전 싫어. 오빠라고 부르면 안 돼요”라는 노랫말을 지녔다.

하노는 “일상을 노래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속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몬드는 늘 기도하며 음악작업을 한다. 하노는 “둘 다 작사 작곡을 하는데, 하나의 곡을 쓰기 위해 정말 많이 기도한다”며 “노래할 때도 우리 안에 있는 주님의 사랑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도록 애쓴다”고 전했다.

하노와 하요는 호원대 실용음악과 선·후배 사이다. 선배인 하요는 “첫인상은 기억나지 않고 밥 한 번 먹자고 한 것이 음악까지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첫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완전히 엉망이었어요. 키보드의 페달이 안 눌러져서 애를 먹었고요, 엔지니어가 없어서 가끔 마이크 소리가 삑삑거렸어요. 그래도 초심이 있던 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하요)

하노는 “기억하고 싶은 인생 최고의 순간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에 달린 것 같다”며 “우리의 음악이 사람들의 환경을 변화시키지는 못해도 마음은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요는 “사람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듀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