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TTP)의 잔혹한 테러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파키스탄 정부가 TTP에 대한 공습에 착수한 것으로 17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소름끼치고 흉악하다”며 “테러범들은 학생과 교사를 목표로 삼음으로써 그들의 사악함을 다시 한 번 내보였다”고 비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방어력이 없는 어린이들을 공격한 것은 공포스러운 행위이며 비겁한 짓”이라면서 “이번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테러에 대해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력히 규탄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조차도 “이슬람 근본에 어긋난다”며 TTP의 테러를 비난했다.
파키스탄군은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다. 라힐 샤리프 파키스탄군 참모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테러가 발생한 북서부 키베르 지역에서 “최소 10회 이상의 대규모 공습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NN의 안보 전문 해설가인 피터 베르겐은 이번 사건이 파키스탄에 ‘9·11테러급 충격’을 줬다면서 앞으로 탈레반 반군이 인도를 제치고 파키스탄의 ‘주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47년 신생 이슬람 국가로서 인도에서 분리독립한 파키스탄에 그동안의 주적은 인도였다. 3차례 전쟁을 포함해 숱한 무력충돌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파키스탄 군인과 경찰, 민간인 수천명을 숨지게 한 탈레반은 점차 인도를 능가하는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TTP가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자금과 테러기법을 공유하는 밀접한 관계라고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군은 지난 6월 TTP의 카라치공항 테러 이후 TTP 소탕전에 돌입해 1100명 이상의 TTP 대원을 사살했으며 TTP 세력의 80%가 약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소탕전의 여파로 최근 TTP는 빠르게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테러로 이들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을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아프간 탈레반조차 고개 돌린 아동학살극
입력 2014-12-18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