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교연맹과 서울YMCA, 한국교회사학연구원은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YMCA 대강당에서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 기독교의 역할과 역사교과서 반영에 관한 진단 및 고찰’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기독교의 공로를 바로 알려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제 강연자로 나선 안양대 이은선 교수는 “조선 정부가 근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때 기독교 선교사들의 국내 입국이 허용됐다”며 “당시 정부는 ‘동도서기론’의 입장에서 선교활동을 막고자 했지만 동시에 선교사들을 통해 근대화 필요성을 충족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가 ‘서양 의료와 교육 등 근대적 문화 전파’ ‘남녀평등과 노동의 가치관 확립 등 근대적 가치관 제공’ ‘국내 지식인들을 통한 애국계몽운동’ 등을 통해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학자들은 선교사들이 이권사업에 개입해 자국에 이익을 끼치는데 치중했다고 하지만 선교사들이 우리나라 근대화 역사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근현대사에서 기독교의 다양한 활동들이 역사교육을 통해 후손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기독교의 호감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가 한국 근현대사에 끼친 영향’에 대해 발표한 한국교회사학연구원 김명구 박사는 “개신교인들은 상해임시정부 등에서 활동하며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했고, YMCA 등 단체를 구성해 자유민주주의 추구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어 “상해임시정부의 헌장은 독립 후 대한민국 헌법 1조로 이어졌고, 해방 후 한민당계와 흥사단계는 대부분 기독교인들로 민주주의 의식이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이처럼 한국 개신교는 한국정치 계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지만 한국 근현대사와 개신교의 연계에 대한 연구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 교과서 기독교 서술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한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는 “국내 역사교과서에서는 한국의 여러 종교들 중 기독교와 관련한 내용이 지나치게 축소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주교에 대해서는 기원과 전파 경로, 박해를 받았던 역사 등이 전반적으로 설명되어 있다”면서 “반면 개신교에 대해선 단 한 줄로 ‘개항 이후 학교 및 병원을 세웠다’고 소개하고 있고, 이런 경향은 대부분의 교과서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매년 지속적으로 역사교과서의 문제를 지적하고, 한국사 학자들과 지속적 대화를 통해 기독교의 공적을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한국 근현대사 기독교 공로 제대로 알려야”
입력 2014-12-18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