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대폭락

입력 2014-12-17 05:50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전날보다 25% 이상 급락한 가운데 한 시민이 모스크바 생페테스부르그의 한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6.5% 포인트나 인상했지만 루블화 가치 폭락을 막지 못했다. 러시아 경제는 루블화 폭락과 국제 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지난 1998년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경제위기가 다시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금융 당국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가치가 또 다시 폭락해 러시아 경제위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와 유로화 대비 루블화 환율이 각각 심리적 경계선인 80루블과 100루블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오후 3시쯤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22루블 오른 100.74루블까지,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전날보다 15루블 이상이 오른 80.1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유로화 환율은 90루블, 달러 환율은 72루블대로 내려오며 다소 진정세를 되찾았지만 러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이날 새벽 러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0%로 큰 폭으로 인상한 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오전 장중 한때 58.15루블,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72.45루블까지 떨어졌지만 곧 폭등했다. 환율이 널뛰기를 한 것은 금리 인상 조치가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주요 주가지수인 러시아 RTS지수도 함께 폭락했다. RTS지수는 이날 한때 600선을 뚫으며 전날보다 18.93% 떨어진 582까지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하락하기 시작한 루블화 가치는 국제 유가 추락까지 겹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연초보다 루블화 가치가 달러 대비 59%, 유로 대비 55% 이상 폭락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1998년의 경제위기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