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지난해 5월 청와대 제2부속실이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16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청와대가 제2부속실이 구입한 시계형 몰래카메라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했다고 해명했지만 연설기록비서관실엔 이미 15대의 보이스레코더가 있다”며 “혹시 ‘정윤회 문건’에 나오는 VIP(박근혜 대통령) 눈 밖에 난 사람을 감시하기 위해 이런 게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정홍원 국무총리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산 것으로 안다. 그걸 꼭 몰래 사용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최 의원을 향해 “공상소설을 쓰고 있다. 요새 정치인들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누가 누구 버릇을 고쳐” “동료 의원에게 할 소리냐”며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데도 아랑곳없이 “(야당이) 탐정소설 쓰듯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단정하고, 확대하고, 왜곡·발전시킨다”고 주장했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자 회의 진행을 맡은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당시 방청석에서는 덕성여고 학생 70여명과 미국 스탠퍼드 경영전문대학원(MBA) 학생 30명이 본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의원은 결국 “거친 표현을 쓰고 본의 아니게 소란을 피워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오후 현안질문에서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이 최 의원을 향해 “동료 의원들의 지탄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는데 적반하장 수준”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이에 최 의원은 두 번째 신상발언에서 “방금 전 발언한 의원이 제 이름을 10번 가까이 언급하며 모욕했다”며 “원내지도부가 저와 당의 명예회복을 위해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한모 경위가 ‘청와대 회유’를 언급한 언론 인터뷰를 내세워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보도 직후 한 경위 측 변호인들이 인터뷰를 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구상하고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혹세무민의 프로세스’”라고 했다.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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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7 05:40 수정 2014-12-17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