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 투자자가 5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3포인트(0.85%) 내린 1904.13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5000억원대 규모로 순매도해 지수의 낙폭이 커졌다.
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감도 작용했다. 간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와 유럽 주요 증시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오전에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의 부진도 코스피 하락에 일조했다. 중국의 12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9.5로 시장 전망치(49.8)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소폭(0.47%) 올랐지만 최근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5거래일간 총 1조92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는 82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의 절반 가까이(42.9%)가 삼성전자 주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매도세는 삼성전자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을 전망한 국내 증권사 9곳 가운데 삼성전자가 5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 곳은 2곳(삼성증권·KTB투자증권)뿐이다.
최근 5거래일간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현대차(1390억원) 포스코(850억원) SK텔레콤(53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이날 9.33% 급락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에 유가 절감분을 즉각 반영토록 하라고 지시한 것이 악재로 작용해 이틀째 내렸다. 텍사스산 원유에 이어 이날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도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기준금리 인상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안전자산인 엔화 강세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은 12.4원 급락한 1086.7원에 마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여의도 stock] 외국인 팔자 행진… 1900선 턱걸이
입력 2014-12-17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