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연탄기부’ 예년의 절반… 에너지 빈곤층 10만가구 한파 비상

입력 2014-12-17 02:07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가수 션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앞에서 연탄배달에 앞서 ‘사랑의 연탄 300만장 후원’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16일 현재 연탄나눔 현황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후원자들의 ‘연탄기부’ 동참이 절실한 상태다. 연탄은행 제공

'영하 17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이하.'

기상청이 맹추위를 예보한 17일 전국 날씨는 몸과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다. 특히 16만8000여 연탄사용 가구 중 외부 지원을 받지 않으면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 10만 가구에 비상이 걸렸다. 연탄 후원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때 한 가구당 10장 정도 지원됐던 연탄이 5장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16일 "올해 후원 목표 300만장 가운데 지금까지 후원이 이뤄진 연탄은 160여만장 정도인데, 연말 기준으로 450만장 안팎까지 치솟았던 예년 추세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 후원은 다소 증가했지만 기업을 비롯해 교회 등 단체 후원은 감소했다. 전국 31개 연탄은행 지부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원 상황이 열악한 강원도나 경북의 연탄사용 가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연탄은행은 연탄 후원자들을 격려하고 후원을 독려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서울연탄은행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앞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성탄데이' 행사를 연다.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백사마을 30가정에 약 한 달 동안 땔 수 있는 연탄 150장씩을 전달할 예정이다.

허 목사는 "성탄데이 행사를 통해 '사랑의 연탄 300만장 보내기' 운동과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이 더욱 확산되기 바란다"면서 "'개미군단(개인 후원자)'들과 지역 교회들의 십시일반 후원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개미군단의 힘은 지난달부터 한 달 보름 동안 이어진 '따뜻한 대한민국' 캠페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연탄은행의 중간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캠페인 후원 동참자 수는 모두 360여명으로 이들 가운데 개인 후원자가 311명(약 85%)이었다. 교회나 선교단체 등은 25곳(약 6.9%), 기업 및 단체 등은 11곳(3.0%), 이름을 밝히지 않은 후원자는 18명(약 4.9%)이었다.

이상범 연탄은행 팀장은 "개인 후원자 대부분이 순수한 마음으로 후원에 동참한 이들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후원 참여가 교회와 선교단체 등으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 및 단체들이 연탄은행 후원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성탄 헌금과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등 성금을 연탄은행에 기부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영·유아부부터 초·중·고등·대학부 등 교회학교와 남·여선교회, 찬양대 등 각종 모임별로 모금에 참여할 수도 있다. '사랑의 연탄후원'은 연탄 한 장 값 500원부터 후원할 수 있다. 또 연탄가스배출기 교체를 위한 후원은 가구당 5만원, '사랑의 연탄보일러' 교체 후원은 가구당 20만원부터 가능하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연탄 후원 문의

-홈페이지(babsang.or.kr)

-전화(1577-9044)

-후원계좌: 기업은행 002-934-4933(예금주:연탄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