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통장서 돈 샐 걱정 뚝”… 농협, 수상한 거래 탐지시스템 가동

입력 2014-12-17 02:12
지난 6월 전남 광양에 사는 농협 고객 이모씨의 계좌에서 1억2000만원 정도가 빠져나간 대형 인출 사고가 발생했다. 3일 동안 모두 41차례 299만원씩 이씨의 돈이 텔레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 계좌들로 인출됐다. 뒤늦게 돈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한 이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사건은 오리무중이고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이젠 적어도 농협 계좌에선 이런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NH농협은행과 농·축협은 전자금융 관련 소비자 피해를 막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FDS는 전자금융거래 접속정보, 거래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상한 금융거래를 탐지·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농협이 구축한 FDS는 거래패턴, 디바이스 인증 및 식별, 실시간 탐지 및 대응 등 3가지 유형의 기능을 통합해 구현했다. 이씨의 경우처럼 평소와 다른 금융거래 행태가 반복되면 초기에 은행과 예금주에게 이 사실을 알려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 서비스의 거래정보 추출·관리, 대량 거래 건의 실시간 정보 수집·처리 분석, 이상 징후 탐지 및 관제 등 가장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은행 가운데 하나 신한 부산 농협이 FDS를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으로 FDS를 적용할 계획으로 시험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9월부터 FDS 도입을 위한 시범운영에 나선 뒤 이상금융거래 탐지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