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객 빼앗기자 상대 ‘밥그릇’ 넘보기… 구글 vs 아마존, 대놓고 충돌

입력 2014-12-17 02:44

구글과 아마존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검색과 온라인 쇼핑이라는 다른 영역에서 출발한 두 회사가 온라인 광고에서 충돌하게 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아마존 ‘원클릭’과 유사한 ‘바이(buy)’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 원클릭은 사용자의 카드 정보, 배송지 등을 미리 저장해놓고 원하는 제품을 한 번만 클릭하면 구매가 되도록 하는 서비스다.

구글은 검색창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쇼핑몰과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쇼핑’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직접 판매나 배송을 하지는 않는다. 여기에 ‘바이’ 버튼을 추가해 쇼핑몰로 이동하지 않고 구글 홈페이지 내에서 쇼핑을 한 번에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이 서비스를 계획하는 이유는 아마존으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시장조사 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인의 39%가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검색했다. 구글 같은 검색엔진은 11%에 불과했다. 2009년만 해도 검색엔진 비중이 24%였고 아마존은 18%였다.

구글의 기본적인 수익은 검색을 통한 광고에서 나온다. 구글은 지난해 광고수익으로 500억 달러(약 54조원)를 벌어들였다. 구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광고 매출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때문에 구글을 통하지 않고 아마존에서 검색한다는 건 구글에 직접적인 타격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 10월 “아마존은 구글의 최대 경쟁상대”라고 공개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마존이 편리하게 서비스할수록 구글의 광고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아마존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구글을 긴장시키고 있다. 아마존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온라인 광고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양사의 감정싸움은 최근 구글의 아마존 앱 삭제에서도 표면화됐다.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앱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 아마존 앱을 삭제해버리는 초강수를 던졌다. 아마존이 올해 9월 앱을 업데이트하면서 앱 아마존 앱스토어 기능을 추가한 게 화근이었다. 아마존 앱에 접속하면 그 안에서 앱이나 게임 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글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밖에서 앱이나 게임 배포가 가능토록 하는 앱을 금지한다’고 약관을 개정한 뒤 아마존 앱이 검색되지 않도록 삭제해 버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