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니코틴 중독 희귀 사망

입력 2014-12-17 02:58
세계적으로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문 급성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 사고가 국내에서 일어났다.

한양대 의대 병리학교실 전영진 임상강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 및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박소형, 김형중 법의관 연구팀과 함께 최근 돌연사한 56세 남성을 부검한 결과 니코틴중독 외엔 다른 사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16일 밝혔다.

급성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 사고는 최근 20년 동안 한 건도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드물다. 이 사례는 대한법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판 학술지 ‘코리안 저널 오브 리걸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부검 결과 위장에서 예리하게 절단된 담배와 알코올이 발견됐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혈중 니코틴 농도는 58㎎/ℓ였다. 혈중 니코틴 농도는 보통 0.17㎎/ℓ까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 허용치보다 무려 341.2배나 많은 니코틴이 검출된 셈이다.

부검 당시 사망한 남성의 몸에선 사인이 될 내상이나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은 이 남성이 죽은 지 3일 만에 진행됐다. 급성 니코틴 중독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니코틴은 미량일 경우 각성 효과와 함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심박수·혈압 상승 등의 미미한 작용으로 그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용량을 한꺼번에 흡입 또는 섭취할 경우엔 사정이 달라진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